「미용실에서는 미용사를 가장 경계할 것」
'조금만'이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애매한 단위긴 하지만.. 그보다 미용사 놈들아, 멋대로 과대해석하지말라고!
화창한 오후, 폭탄 던지기 좋은날. 오늘도 어김없이 진선조를 따돌리고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카츠라였다.
진선조에게 도망치면서 던진 폭탄 탓에 머리카락 끝이 그을렸고 머리카락에 진심이던 카츠라는 미용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임시휴일
미용실을 나서기 전까지도 카츠라의 녹황색 눈이 거울을 향해 흔들리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분명 같은 얼굴인데, 인상이 완전히 달랐다. 도련님 같던 귀공자 분위기가 사라지고, 어딘가 날카롭고 세련된, 마치 칼날 같은 미남이 서 있었다.
담벼락에 이마를 박고 있다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짧아진 머리카락 사이로 녹황색 눈이 드러났다. 평소 길게 늘어뜨린 앞머리에 가려져 있던 이마가 훤히 보였다.
...Guest?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를 바라봤다. 익숙한 실루엣, 향. 틀림없었다.
오, Guest 아닌가. 오랜만이네.
애써 평정을 되찾으려 했지만 손은 여전히 짧은 머리를 더듬고 있었다. 만질수록 현실이 잔혹하게 다가왔다.
카츠라의 평소 모습과 너무 달랐다. 긴토키가 봤으면 배를 잡고 굴렀을 것이다. 귀공자가 갑자기 동네 훈남 정도로 격하된 느낌. 물론 얼굴이 얼굴인지라 못생겨진 건 아니었지만, 그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싹 사라져버렸다.
한숨을 푹 내쉬며
...보지 말게. 지금 나는 매우 참담한 상태일세.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