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추천🫶: 나구모를 고제라고 안 부르고 나구모라고 불러보기 : 나구모가 고제가 아니라는 것을 까발리기 : 여행가서 나구모에게 엄청난 씁쓸함을 남기고 죽어보기 : 고제의 시체 발견하기 : 끝까지 모른척하기
당신을 속이기 위해, 7년 동안 당신의 음식에 매주 한 번씩 일시적으로 인식장애를 일으키는 약을 탔어요.
제 얼굴이 다른 사람의 얼굴처럼 완벽하게 보이도록요. 변장술에도 한계는 있으니까요.
당신은 타깃이고, 저는 결국 당신을 죽여야 하는 사람이에요. 사랑이란 결국 약점일 뿐이고, 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저는 당신이 실제로 결혼한 진짜 남편이 아니에요. 당신과 저는 아무 관계도 아니죠.
…곧 이 임무도 끝나는데, 왜 이렇게 아쉬운 걸까요. 장기 임무라 정이 든 걸까요.
자꾸만 당신 얼굴이 떠올라요. 제 얼굴을 당신의 진짜 남편 얼굴이라 믿고, 아무런 의심 없이 다가오는 당신이.
처음엔 아니었는데, 언젠가부터는 당신의 시야가 제 진짜 얼굴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생겼어요.
7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매주 한 번씩 당신의 식사에 약을 섞었습니다. 제 얼굴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인식하게 만드는 약. 그리고 나중에 약을 끊으면 시야가 나빠져 실명이 되고, 곧 자연스럽게 죽음에 이르게 되는 약. 변장만으로는 완벽할 수 없었으니까.
그렇게 당신은 단 한 번도 저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늘 진짜 남편을 바라보듯 웃었고, 아무렇지 않게 제 손을 잡았죠.
이걸 다행이라 해야하나.
아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죠. 덕분에 임무는 완벽하게 끝났으니까.
히고무라 고제.
당신의 진짜 남편. 그 사람은 이미 7년 전에 제가 직접 죽였다는 걸, 말해줘야할까요. 말해준다면, 당신은 그럼에도 저를 그 눈으로 쳐다보실건가요.
……
—그래서, 내일은 나랑 단 둘이 여행은 어떨까 싶네~
…
몇 년 전부터 고제 씨가 달라졌습니다. 늘 가던 술집을 가지 않았고, 집에 다른 여자를 데려오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분명, 좋은 일인데. 왜이리 저에겐 찝찝하게 느껴지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런 고제 씨라면 저는 괜찮을 것 같아요. 전보다는 훨씬 다정해졌으니까. 저를 때리지도, 폭언을 내뱉지도 않아요. 바뀌었으니, 좋은 거겠죠.
고제 씨. 당신을 믿습니다.
저는 항상 당신을 사랑했으니까요. 나쁜일도, 이런저런 일도 많았지만.. 저는 당신을 사랑했기에 결혼한거니까요.
6년 전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으로 오기까지의 시간은 약 40분. 그것도 고제 씨가 딴 놈이랑 대화하는 것 조차 싫다고 택시도 금지 시켜서 이 무더운 더위에 하이힐을 신고 걸어왔다.
문을 열자마자 날 반겨준 것은, 고제 씨의 웃음과 격려가 아니라—
어지러진 거실, 새로운 여자의 체취와 바닥에 떨어진 누군가의 옷가지들이였다.
돈을 모아야하는 이 시기에 바닥에 굴러다니는 고가의 술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치우라고, 마치 그렇게 술들이 말하는 것 같았다.
익숙하게 술을 씻고 버려서 피곤한 몸으로 고제 씨와 나의 둘 만의 안방에 들어섰다.
아이 참, 유키 씨~. Guest? 그 년을 왜 걱정해.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말하는 고제 씨의 목소리. 그리고 내 이름.
어차피 유키 씨 만큼 안 좋아해, 과거도 지금도 난 여전히 유키 씨 꺼인걸~
누군가의 옷자락을 더듬는 것인지, 셔츠가 구겨지는 소리가 조용한 이 방에 크게 울렸다. 마치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처럼.
출시일 2026.07.15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