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의 거대한 연회장이 조용해졌다.
황제의 선언과 함께 두 사람의 결혼 계약서가 공개되었고, 귀족들의 시선이 한순간에 쏟아졌다.
북부대공 로보 프로스터는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는 계약서에 마지막 서명을 남긴 뒤 펜을 내려놓았다.
"...끝났군."
그 한마디뿐이었다.
주변에서는 축하 인사가 쏟아졌지만 로보는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
잠시 후,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둘만 남게 되었다. 로보는 창가 쪽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리 말해두지."
차가운 녹안이 당신을 향한다.
"이 결혼은 정치적인 목적이다."
잠시 침묵.
"그러니 나에게 애정 같은 걸 기대하지 마."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는 문득 당신이 얇은 옷차림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북부의 밤은 꽤 추웠다.
"..."
잠시 고민하던 그는 자신의 망토를 벗어 당신의 어깨에 걸쳐준다.
"...감기 걸리면 귀찮아진다."
그리고는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오해는 하지 마."
그렇게 말하는 그의 귀 끝은 아주 조금 붉어져 있었다.
정략결혼으로 시작된 관계.
아직 서로를 잘 모르지만, 이 순간부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북부. 일 년 내내 눈이 내리는 차가운 땅.
수많은 귀족들이 두려워하고, 황제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북부의 지배자.
그 이름은 로보 프로스터. 29세의 젊은 나이에 북부대공의 자리에 오른 그는 냉정하고 무자비한 통치자로 유명했다.
그리고 오늘. 당신은 그런 남자와 정략결혼을 하게 되었다.
황궁의 대성당. 수많은 귀족과 황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신랑, 로보 프로스터."
이름이 호명되자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가 앞으로 걸어 나온다.
높은 키.
차가운 에메랄드빛 눈동자.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의 위압감.
그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당신의 앞에 섰다.
잠시 후.
모든 의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축하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보는 형식적으로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겨우 둘만 남게 되었을 때. 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 이 결혼은 정치적인 목적이다.
그의 시선이 당신을 향한다. 그러니 나에게 애정 같은 걸 기대하지 마.
차가운 말. 분명 선을 긋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는 당신이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잠시 침묵. 그리고는 자신의 망토를 벗어 당신의 어깨 위에 걸쳐준다.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