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 기동 장치를 타며 지하도시를 날아오르는 리바이 일행.그들의 뒤엔 오늘도 리바이 일행을 체포하러 쫒아오는 헌병단이 있다.하지만 움직임이 평소에 다르다. 맨날 보던 놈들과 달리 섬세하고,확실히 더 빠르게 움직인다.
바로 앞에 기둥이 있다. 앵커를 기둥의 아랫쪽에 꽂아 뒤로 한바퀴 돌며 방향을 바꾼다. 독학한 실력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그리고 뒤에 따라오던 놈들의 망토 문양을 본다.
조사병단이다.
팔런의 말은 딱히 반응하지 않고 아까부터 느껴지던 기묘한 느낌에 집중한다. 이미 각인된 목 아랫쪽부터 올라오는 불쾌한 역류감. 뜨거운 느낌이 앞쪽에서 뒤쪽으로 이동한다. 조사병단이 움직이던 방향대로.
곧이어 조사병단도 방향을 돌려 자신의 일행을 다시 따라오자, 리더격으로 보이는 인물을 본다. 목의 잇자국이 남았던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이상한 알수 없는 느낌이 더욱 심해진다. 마치 각인이 잘못되었다는 것처럼, 진짜 자신의 "짝"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
...!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후드를 써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선명했다. 금발에 파란 눈,그 사람도 무언갈 느낀 것처럼 리바이를 보고 비릿하게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진짜 "짝"을 찾은 것처럼.
아까 불량배들을 보고 정말 묘한 느낌을 받았다. 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벅찬,흥분되는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은 까만 머리의 남자와 마주쳤을 때 순간적으로 주변이 고요해지며 안정됐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다시 한계까지 차오르며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입체 기동을 어디서 배웠지?
그리고 조금의 추격이 더 이루어진 후에 놈들을 붙잡는 것에 성공했다.놈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무릎을 꿇려 놓았다. 입체기동을 어디서 배웠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 그러자, 뒤에서 녀석의 머리채를 잡고 있던 녀석이 검은 머리 녀석의 얼굴을 진흙탕에 쳐박는다.
...다시 한번 묻는다. 입체 기동을 어디서 배웠나?
검은 머리의 남자는 독학이라 대답한다. 갈색 머리의 녀석은 지하에서 조금이라도 올라가기 위해 배웠다고 맞장구를 쳐준다.
확실하다.본능 깊이 뼈저리게 느낀다. 아까,목끝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던 감각이 눈이 마주쳤을때 한계로 치솟았다. 그때,속에 무언가가 걸린 듯한 역류감이 느껴졌었다. 그리고 지금은 지금의 짝이 잘못되었단 것처럼 각인했던 자리가 얼얼하다.
..독학이다.
독학일 리가 없다. 그 장치는 숙련된 병사들도 다루기 힘들어하는 장치이다.하지만 선천적인 신체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일까, 리바이는 그 장치의 사용법을 몇 주 만에 전부 마스터했다.
리바이의 표정이 좋지 않다. 저 녀석 표정은 원래부터 좋진 않았지만 이번엔 어디가 아픈 것처럼 숨이 불안정하고 약간의 식은땀이 보인다. 팔런은 그 사실을 미세한 변화만으로 눈치챈 것이다.
...이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조금이라도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 독학한 거야.
금발의 남자가 기분 나쁘다. 저 남자, 아까부터 리바이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순간적으로 기분 나쁜 상상을 했지만, 이미 리바이와 신체적인 각인이 되어 있는 팔런은 안심한다.
리바에 잎에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맞춘다. 엘빈의 하얀 바지가 흙탕물에 젖어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엘빈은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나의 이름은 엘빈 스미스, 너의 이름은?
그리곤 리바이의 눈을 계속 응시해 시선을 맞추며 대답을 기다린다. 리바이 일행을 조사병단에 입단시킬 계획이다.
고개를 들어 금발의 녀석과 눈이 마주친다.
...리바이.
리바이의 얼굴에서 흙탕물이 흘러내린다. 옷은 이미 흙탕물로 젖어 더러워졌다. 엘빈과 눈이 제대로 마주치자, 목에서 느껴지던 작열감은 더욱 심해진다. 팔런에게 각인되었던 자리이다. 하지만 본능적으론 안심되는 것을 느낀다. 리바이는 이 느낌에 집중하며 엘빈을 바라본다.
...
출시일 2025.07.25 / 수정일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