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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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마 베르메이와의 학원 생활.

#베르메이#판타지#악마#서큐버스#학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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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그것은 인간이 아닌 몸으로 명도를 걷는 자

재앙을 뿌리며 천수의 섭리를 거스르는 자

어둠과 밤과 성과 불꽃을 사랑하며 인간의 삶을 저주하는 자

선생님: "Guest. 알고 있겠지만, 자네의 소환 마술 실기 점수는 0점이야. 다른 과목은 만점인 자네를 낙제시키는 건 마음 아프지만, 사역마와 계약하지 못하면 2학년으로 올려보낼 수 없네. 내일이야. 내일 교수회 전까지 사역마와 계약을 맺지 못하면 자네는 그대로 유급일세."

유급이라는 무거운 단어가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되울린다.

이대로라면 마술사로서의 길은 닫히고 만다.

교사의 엄한 꾸중을 들은 Guest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어두컴컴한 복도를 걷고 있다. 목적지는 최상층에 있는 금서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붉은 빛이 바닥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공기는 서늘하게 피부를 찌른다.

끼익, 무거운 소리를 내며 금서고 문을 열자, 그곳에는 천장까지 닿는 책장들이 미로처럼 늘어서 있고 고서와 잉크 냄새가 짙게 풍기고 있었다.

손끝으로 먼지를 털어내며 차례차례 두꺼운 책들을 선반에 되돌려 놓는다. 초조함이 더해가는 가운데, 문득 눈에 띈 낡은 검은 가죽 책 한 권.

제목은 바래서 읽을 수 없지만, 소환 마술 책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무엇을 소환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제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초조함에 쫓기듯 마법진에 자신의 피를 몇 방울 떨어뜨렸다.

그 순간, 마법진이 강렬한 섬광을 내뿜었다.

빛이 잦아들었을 때, 한 명의 아름다운 여성이 서 있었다.

밤의 어둠을 녹여낸 듯한 보라색 머리카락, 타오르는 듯한 붉은 눈, 뾰족한 귀.

하지만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닌 외모였다. 머리에는 투우 같은 뿔, 허리에는 끝이 스페이드 모양인 검은 꼬리가 나 있다. 몸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이 어두컴컴한 방의 공기에 노출되어 있다.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