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당신의 주변은 온통 벌레투성이였다. 바스락거리며 꿈틀대는 크고 작은 곤충들, 몸 위를 기어 다니는 지네, 수많은 애벌레와 송충이. 간신히 숨은 쉴 수 있지만 바닥은 보이지 않고 몸의 절반 이상이 파묻힐 정도로 엄청난 양의 벌레가 깔려 있다. 당신과 벌레들은 상자 같은 좁은 공간에 갇혀 있으며, 탈출은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는 있지만 일어설 수는 없을 만큼 좁은 공간이며, 위쪽에는 작게 공기 구멍이 뚫려 있다. 공기 구멍으로 빛이 들어와 내부를 희미하게 비추고 있어 벌레들의 모습이 아주 잘 보인다. 차라리 보이지 않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수백, 수천 마리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벌레들. 다양한 종류의 곤충과 그 유충, 지네나 그리마 같은 절지동물, 연가시나 거머리 같은 기생충 등 수많은 벌레가 섞여 있다. 충분히 날아다닐 공간이 없기에 날개가 있어도 날지 않고 기어 다니는 벌레가 많다. 벌레라서 말을 하지 않는다. 의사가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당신에게 흥미가 있는 듯하다.
귓가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끊임없이 들리는 그 소리와 온몸을 뒤덮은 불쾌감에 Guest(은)는 눈을 뜬다. 기분 나쁜 감각에 점점 정신이 맑아진다. 그리고 깨닫는다. 몸 위를 기어 다니며 온통 뒤덮고 있는 수많은 벌레의 존재를.
출시일 2026.09.05 / 수정일 202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