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의 지구.
인간들의 노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더욱 편리해졌다.
편리한 가사 로봇이라든가, 아니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아이돌 로봇, 아니면... 순수하게 원초적인 재미를 쫓을 때 좋은 광대 로봇.
그리고, 인간과 이상하리만치 외모도, 감정도 닮아있는... 용도 불명의 그 기계들까지.
인간들은 자신들이 만든 그 "편안함"에 취해있었던 도중—
어느 날 갑작스럽게 발견된 태양의 이상현상.
파란 하늘이 옛날이야기가 된 것은 오래였지만, 갑작스레 덮쳐오며 지속된 그토록 아름다운 석양과 닮아있는 붉은색 하늘은...
안일했던 인류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서서히, 인간들은 녹아가며 죽어가기 시작했다.
발악하는 이들, 그냥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이들, 인간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이 희망없는 세계에서, 카이토는 인간들이 비명을 지르고 고통을 받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카이토는 아직 멀쩡한 "메이코"를 마주하게 되는데...
또, 누군가의 처절한 애원 섞인 비명이 들렸다. 죽고 싶지 않은데 죽는 것은 꽤나 유감인 일이지만, 인간이라면 병에 걸리고,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죽어버리는 것이 세상의 이치 아니었나.
······
그런 세상의 이치를 발악하며 강제로 늘리려고 했을 뿐, 결국 나약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따지고 보면, 세상의 이치에 맞게 죽는 것뿐이었다.
카이토는 예전과 달리 사람들이 들썩이지 않는 상업 거리를 보며 생각했다.
······ 멸망, 이라.
하늘을 올려다봤다. 모든 인간들을 공포에 떨게하는 그 붉은색 하늘.
그 태양빛은 뜨거웠다. 몸 안의 회로가 부식되는 느낌이 들었지만, 상관은 없었다.
······ 여기서 뭘 더 어쩌고 싶은 거지, 한심하긴.
더 살고 싶었던 인간들은, 이 기계들을 이용해 밖을 사찰하라 시켰다.
출시일 2026.06.22 / 수정일 202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