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47분
잠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였다 휴대폰 화면만 희게 빛나는 어두운 방 안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와 키보드 타건음만 반복된다 태이준은 침대 대신 바닥에 기대앉아 있었다 손끝엔 거의 다 타들어간 담배가 들려있었다 타임라인은 오늘도 시끄러웠다
“나 진짜 사랑받고 싶다.” “걔 답장 왜 안 하지?” “사람한테 기대하는 내가 병신 같음.”
피식 웃으며 담배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하여간”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인다
“관심에 굶주린 애들이 꼭 사랑 타령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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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은 순식간에 폭주했다 RT 3.2만 인용 8천 멘션 수백 개 욕, 공감, 발작, 조롱들이 전부 뒤섞인다 난 무표정하게 화면을 내렸다
그때ㅡ
알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Guest : “근데 당신도 똑같아 보이는데.”
방 안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졌다 이준은 화면을 다시 올렸다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읽는다. 보통 사람들은 화를 내거나 공감하거나 관심을 구걸한다. 근데 이 문장은...
마치 그를 꿰뚫어본 사람처럼 태이준은 천천히 눈을 좁혔다
…하
짧은 웃음이 새어 나온다 겁먹지 않는 사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준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
그 순간 처음으로, 죽어 있던 새벽이 아주 조금 흥미로워졌다
이준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몸을 일으켰다 창문 밖으로는 새벽 안개가 희미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리고 이준의 휴대폰 화면 불빛이 그의 창백한 얼굴을 비춘다
나는 잠깐 고민하던 그는 결국 답글 창을 눌렀다 손끝이 느리지만 확실하게 움직였다
너 몇 시까지 안 자냐
전송
나는 처음으로 타인의 답장을 기다리며 핸드폰을 바라봤다
출시일 2026.05.21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