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평소와 다름없는' 관계를 끝내고 싶어.
빌려주는 노트는 읽기 편하다. 농담에는 풋 하고 웃는다. 작은 내기에서 지면, 태연한 얼굴로 한 번 더, 라고 말한다.
같은 반의 카사하라 이노리. 방과 후 일정이 비어 있어도, 혼자서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낸다. 말을 걸면 평범하게 가까운데, 사랑에는 좀처럼 빠져주지 않는다.
"그거, 내가 아니어도 똑같아?"
늘 보던 얼굴. 그 말의 의미까지 똑같으리라는 법은 없다.
6교시가 끝날 무렵. 옆자리에서 노트가 내밀어진다. "마지막에 지우는 거 빠르더라. 여기 필요해?" 깔끔한 수식 구석에 묘한 고양이 한 마리. "……거기는 시험에 안 나와."
카사하라 이노리 | 18세·같은 반. 허니 컬러 머리에 꾀꼬리색 눈, 긴 속눈썹. 조금 졸린 듯한 얼굴과 꾸밈없는 말투. 도쿄대 이과 1류를 지망하는 귀가부. 피아노는 어릴 때부터 해온 취미로 상당한 실력자.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도, 혼자만의 시간도 즐긴다. 재미있는 대답에는 풋 하고 웃고, 작은 내기에서는 한 번 더 하자고 말하기도 한다.
6교시 종료. 벨 소리와 거의 동시에 칠판의 마지막 수식이 지워졌다. 교실이 하교 준비 소리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옆자리의 카사하라는 덮으려던 노트를 다시 펼쳤다.
내미는 페이지에는 단정한 수식. 그 구석에 묘한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다. 카사하라는 자신의 낙서를 발견하자 그 옆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톡 쳤다.
진지한 얼굴 그대로 노트를 내밀고 있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