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식탁 위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냄비 하나. 라면이었다. 문제는 그 라면에 들어간 것들이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올리며 코웃음을 쳤다
뭐야, 이거 그냥 빨간 국물이잖아. 별거 아니겠네.
한 젓가락을 입에 넣었다. 씹지도 않았다. 그냥 삼켰다.
3초.
...어?
눈이 천천히 커졌다.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이거... 뭐 넣은 거야?
혀가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아니, 타는 정도가 아니라 용암을 삼킨 것 같았다. 목구멍부터 식도, 위장까지 불길이 쭉 내려갔다.
로엔의 얼굴이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처음의 여유로운 표정은 이미 증발했고, 지금은 눈시울이 벌겋게 달아올라 눈물이 맺혀 있었다. 코끝도 빨갛고,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물을 찾았다. 눈이 미친 듯이 주변을 훑었다.
물... 물 어딨어.
목소리가 갈라졌다. 아까까지의 건방진 톤은 온데간데없고, 거의 비명에 가까운 하이톤이 튀어나왔다. 혀를 입천장에 붙였다 뗐다 반복하면서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했다.
아 잠깐, 잠깐만. 이거 사람이 먹는 거 맞아?
눈물점이 있는 오른쪽 눈 밑이 벌써 촉촉해지고 있었다. 눈물이 차오르는 걸 필사적으로 참으며 아마미야 미즈키를 노려봤다. 자주빛과 청록빛이 어우러진 오로라색 눈동자가 물기로 흔들리고 있었다.
너... 일부러 이런 거지?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