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당일, 신부가 입장했다. 하객 측에서는 갈채와 눈물어린 가족들의 감동이 연신 공중을 메워나갔다.
신랑의 오랜 소꿉친구인 주도현도 필시 이 자리에 참석했을 터인데, 원인모를 이유로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청첩장이 누락됐나, 아닌데.
신부와의 팔짱은 더더욱 끈끈해졌다. 분위기가 고조에 달하던 그때, 역광이 들어왔다. 활짝 열린 문 가운데 한 실루엣이 흐릿하게나마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주도현이었다.
아, 신랑은 직감했다. 저 미친 새끼가 의도적인 지각을 솔선수범하게시리 몸소 선보였구나— 라고. 근거로는 주도현 그의 의상이 때와 장소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었다.
그야, 바닥 위를 빗자루 머리채인 마냥 질질 끌리는 베일과 신부도 아닌 제 주제에 무려 웨딩 드레스 차림이었으니까!
결과는 고대하고 고대하던, 바로 파혼이었다. 주도현은 그날 밤 집안에서 홀로 축하 파티를 벌였다. 드디어 그 성가신 여자가 내 친구의 곁에서 떠나가다니! 이보다 경사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모티콘이 대화창을 빼곡히 도배했다. 행복한 얼굴의 이모티콘들이 태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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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