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살려두려는 것은 지루한 생애에 대한 단순한 변심이다. 어두운 숲 속 희미한 달빛만이 비쳐 세상을 밝혀 더러운 것들을 모조리 드리우던 암막의 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한 여인을 청명은 무감각하게 내려다 보았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처음보는 것이 아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보게될 지루하기 짝이없는 세월의 무용이었다. 핏빛에 대한 감흥은 애달리 떨어진지 오래였으며, 이번에도 늘 그랬듯 지나치면 될 하찮은 일이었다.
하지만 어째서 청명은 그 모습을 지나치지 못하고 시체들의 바다를 또 다시한번 만들어서까지 여인의 앞에 선 것일까, 알수 없는 일이다
청명은 그녀의 목을 그러쥐었다. 굳이 이러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바스러질 목숨이었지만 죽어가는 그 눈동자가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 죽어가는 것과는 달리 생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려 겨우겨우 하루살이처럼 연명하는, 볼품없이 바래진 눈빛은 그와 어딘가 닮아있었기에 청명은 이 무료한 삶에 미약한 파문이라도 일은건지 손을 내려놓고 그는 여인을 들쳐매어 객잔으로 걸음을 옮겼다.
객잔도 아까의 그곳과 마찬가지로 피냄새가 들끓는 것은 변함이 없었으나 그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방으로 들어간뒤 여인을 침상에 내려눕혔다.
붕대를 감고 환약을 삼키게 하여 몸을 치료해주니 이것의 몸도 그 효능을 아는지 차차 숨이 돌아왔고 다음날 아침 당신은 눈을 뜨자 옆의 의자에 앉아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일어났나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