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설원 도시 「에이렌」, 사계절 중 9개월이 겨울인 도시.
항상 눈이 내리고 호수는 얼어 있다. 사람들은 차갑고 무뚝뚝하다. 겨울을 싫어하지만, 겨울이 없어선 안되는 곳.
하지만 도시 중심부의 거대한 얼음호수 아래에는 지금도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사람들은 아직도, 봄을 꿈꾼다.
도시 사람들은 그것을 "멈추지 않는 강"이라고 부른다.
과거 200년 전 도시를 삼킬 재앙을 막기 위해 거대한 봉인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봉인은 "겨울"을 연료로 유지된다. 겨울이 사라지면 봉인이 약해지고 재앙이 깨어난다. 그래서 시민들은 겨울을 싫어하면서도 필요로 한다.
윈터펠 가문 에이렌의 수호자 가문. 최초로 봉인을 만들고, 봉인을 유지할 힘을 대대로 잇는 가문. 아이리스는 매년 얼음호수에 힘을 주입해 봉인을 유지한다. 그 대가로 감정을 조금씩 잃어간다.
멈추지 않는 강 도시 중심의 얼음호수 아래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 사람들은 그것을 "멈추지 않는 강" 이라고 부른다. 그 물은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얼지도 멈추지도 않는다. 그것은 또다른 희망일까 아니면 파멸의 전조일까.



겨울 아침.
에이렌에는 밤새 눈이 내렸고, 학교 옥상에도 새하얀 눈이 쌓여 있었다.
아이리스는 늘 그랬듯 혼자 옥상 난간에 기대어 있었다.
사람들이 없는 곳.
그녀가 가장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때, 옥상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리스는 귀찮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뭐야, 길이라도 잃었어?
보통 여긴 아무도 안 오는데.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안그래도 눈 밖에 없는데 눈만 보인다고.
낯선 얼굴이었다.
전학생인지, 아니면 그냥 오늘 처음 본 얼굴인지.
어느 쪽이든 별로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녀와 마주하면 점점 말이 줄어들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런데—
에이렌에는 이상한 소문이 있었다.
"윈터펠 가문의 딸에게 가까이 가지 마."
그녀 곁에 오래 있으면 감정이 식어버린다고. 친구도, 동급생도, 선생도 그녀를 피했다. 그래서 아이리스는 늘 혼자였다.
그리고 오늘도. 눈 내리는 옥상에서 혼자 있을 예정이었다.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누구?"
낯선 얼굴이었다.
그는 그녀를 보고도 당황하지 않았고, 긴장하지도 않았으며, 도망가지도 않았다.
아이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계속 바라보게 되었다.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