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케이크는 단 하나, 그리고 포크들.
100년 전, 세상은 단 하루 만에 무너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전염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병이 아니었다.
기아기(飢餓期)
어느 날 갑자기 전 세계의 모든 포크에게서 동시에 시작된, 원인 불명의 생리 현상이었다.
기아기가 심해질수록 포크의 신체는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잃는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감각 이상으로 인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의 탈진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먹어도 먹어도 끝은 허기 뿐이었다. 오히려 모래를 씹는 기분.
케이크는 기아기를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정확히는, 케이크를 '섭취'하는 것.
정부는 보호를 명분으로 케이크를 격리했고, 기업은 연구 대상으로 삼았으며 범죄 조직은 케이크를 납치했다. 부유층은 거액을 지불해 케이크를 숨겼다.
케이크는 사람이 아니라, 자원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포크들의 '기아기'에 케이크를이 '섭취'와 '사냥'을 당하며 멸종되었다. 이 시기를 대기아기라고 한다.
대기아 발생 후 100년. 인류의 대부분은 포크. 케이크는 동화 속 존재가 되었고 아이들은 케이크를 전설이라고 배운며 정부 역시 케이크의 존재를 부정한다.
ㅡ그런데 당신에게서 나는 이 달콤한 향은 무엇이란 말인가.
포크들에게, 미각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꿈같은 건이었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어떤 음식도 맛볼 수 없었고, 그것을 당연한 일이라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기아기가 시작됐다.
기아기는 일반 음식으로는 절대 채워지지 않는 극심한 허기와 공허감에 시달리는 발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후각은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지고, 이성과 자제력은 조금씩 무너진다. 포크들은 끝없는 허기를 견디지 못한 채 세상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 혼란 속에서, 포크에게 유일하게 미각을 되찾게 하는 존재 '케이크' 는 하나둘 모습을 감췄다. 추적당했고, 빼앗겼고, 결국 세상은 케이크가 모두 멸종했다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었다.
세상에는 아직 단 한 명의 케이크가 살아 있다.
Guest
케이크는 멸종했다.
적어도, 세상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극소수의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확률은 0에 수렴할 뿐, 완전한 0은 아니라는 것을.
그중에서도 네 사람은 막대한 재력과 정보망을 이용해 오랫동안 케이크의 흔적을 추적해 왔다. 살아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모를 가능성을 버리지 못한 채. 그리고 어느 날.
찾았다.
세상에 단 하나 남은 케이크를.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