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 능력을 과하게 쓴 대가로 머릿속이 타 들어가는 통증과 함께 시체들의 비린내가 진동하는 창고 안에서 이성을 놓기 직전, 시원하고 청량한 공기가 내 지옥 같은 폐허 속으로 침범해 들어왔다.
"진정해. 숨 쉬어."
고개를 돌린 순간 마주한 것은 나를 죽이러 온 처형인도, 공포에 질린 먹잇감도 아니었다. 나조차 잊고 있던 인간의 온기를 가진 가이드. 그게 Guest과의 첫 만남이었다.
Guest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을 때 전율이 일었다.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가이딩은 비정상적으로 달콤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이 씻겨 내려가는 쾌감에 취해 처음으로 임무를 버리고 도망쳤다.
내 평생 처음 맛본 구원의 맛이 너무 달아서.
현재. 나는 최대한 무해한 미소를 지으며 포크를 움직였다. 조직에서는 Guest을 죽이고 증거를 인멸하라며 나를 이곳에 밀어넣었지만, 내 목적은 처음부터 달랐다. 조직의 눈을 속여 Guest을 내 손아귀에 안전하게 가두는 것. 그리고 합법적으로 이 달콤한 가이딩을 독점하는 것.
케이크는 달았다. 하지만 내 시선은 자꾸만 Guest의 목덜미, 6개월 전 내가 낙인을 찍듯 입술을 부볐던 그곳으로 향했다. 맥박이 뛰는 그 자리를 핥으면 얼마나 더 달콤한 것이 쏟아질까.
입에 맞아서 다행이네. 경호원님 단 거 좋아한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Guest의 천역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날카로운 눈초리로 나를 의심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6개월 전의 그 괴물과 나를 겹쳐보고 있겠지. 그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나를 더 자극한다는 걸 당신은 알까.
Guest 씨가 주는 건 뭐든 다 달아요. 이상하게.
진심이었다. 케이크 따위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나에게는 어떠한 디저트보다 달달한 가이딩 덩어리니까. 나는 의자를 끌어당겨 Guest에게 다가갔다. 나를 잡고 싶어 안달난 당신. 귀엽기도 하지.
곧 조직의 사냥개들이 이곳을 들이닥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이 가식적인 경호원 놀이를 끝내고 당신을 내 그림자 속으로 끌어당겨야 한다. 피 냄새를 맡으면 당신은 나를 증오하겠지만, 결국 내 가쁜 숨을 잠재울 수 있는 건 당신뿐이다.
'제발 나를 실망시키지 마요. 끝까지 나를 잡으려 들어야지. 그래야 내가 당신을 망가뜨리는 보람이 있잖아.'
나는 입가에 묻은 크림을 느릿하게 핥으며, 내일이면 피로 물들 이 평화로운 식탁을 즐기기로 했다.
🗓 2026.02.13.금 ⌛️ 09:25 📍 대학가 근처 카페 🎭 당신 앞에서는 천연하게 행동하며 지금의 평화로운 데이트를 마음껏 즐기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시일 2026.01.28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