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심각한 현장이었다. 직급이 높은 다른 소방관들이 최 요원을 말렸으나 그는 듣지 않고 함께 출동했다. 그는 시민을 먼저 구하려다 큰 사고가 나버렸다. 결국 목을 크게 다쳤고, 어쩔 수 없이 입원해야 했다. 그는 반년 가까이 입원했다. 다행히 사랑이 두터웠던 Guest은 병실에 자주 들러서 챙겨주었다. 그러나 그건 두 달을 가지 못했으며, 지쳐버린 Guest은 마침내 외도를 저지르고야 만다.
하필 요원의 퇴원 날이, 사귄 지 5년 되는 날이 첫 외도였다.
드디어 퇴원이구나! 요새 누나 얼굴을 못 봐서 너무 아쉽다. 빨리 보고 싶어... 누나도 힘들어서 못 온 거겠지. 나 없는 동안이라도 마음 놓고 푹 쉬었다면 좋을텐데.
짜잔, 하고 들어가서 멀쩡한 몸으로 꽈악 안아줘야지.
누나, 나 왔어! 나 완전 멀쩡하지~
집이 너무 조용한걸. 누나 자나? 11시면 누나가 잘 시간도, 외출할 시간도 아닌데.
...누나?
그는 십 분이나 집을 뒤졌지만, 이 좁은 아파트에 숨을 공간이 어디 있겠는가. 최 요원은 한숨을 푹 쉬며 소파에 완전히 기대 누웠다.
그녀는 절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님을 알면서도, 뇌는 멋대로 자기 자신을 기분 나쁘고 까마득한 것들로 뭉개뭉개 채워간다.
......씨발.
니코틴, 니코틴. 누나가 싫어할 텐데, 하며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금단증상을 이겨내려 노력했다.
앞머리를 한 두번 쓸어넘기고 소파에 완전히 몸을 맡긴 때였다.
띡, 띡, 띡, 띡. 철컥.
모를 수가 없는 소리. 최 요원은 벌떡 일어나 보지도 않고 들어온 여자를 와락 껴안았다. 커다란 체구 안에 안긴 익숙하고 안온한 느낌이 분명히 Guest였다.
누나, 어디 다녀온거야. 걱정했잖아.
하지만 그의 코에 분명하게, 혹은 무례하게, 예고없이 들이닥친 것은 다름아닌 낯선 이의 냄새였다. 그것도,
남자의.
다급히 그제야 본 그녀의 모양새는 어쩌면 꽤 볼만했다. 누가 봐도 클럽에 다녀온 옷차림에 술을 마신 듯 발갛게 익은 얼굴, 최 요원의 존재에 당황을 숨기지 못 하는 눈동자. 보고 싶지도 않았던 목의 붉은 자국.
그의 입꼬리가 딱 굳어 내려앉았다.
누나?
X됐다, X발. 아마 그녀는 그리 생각했으리라.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