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한 좀비 세상의 마지막 편의점, 점장은 오직 당신뿐입니다





경쾌한 전자음과 함께 유리창 너머로 회색빛의 서울 도심이 보였다. 밖은 여전히 피 냄새와 타는 냄새가 진동하는 아비규환이다. 좀비들의 괴성, 어디선가 들려오는 건물 붕괴음. 하지만 이곳, 15평 남짓한 편의점 내부는 20도에 맞춘 쾌적한 에어컨 바람과 막 배송된 신선한 삼각김밥의 향기만이 가득했다. 나는 카운터에 몸을 기댄 채, 방금 막 데운 전주비빔 삼각김밥의 비닐을 뜯었다. 밖에서 헐떡거리는 좀비 놈들이 유리창을 긁어대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어차피 이 유리창은 탱크가 들이받아도 흠집 하나 안 나니까.
내 부름에 카운터 옆에서 물건을 정리하던 '알바생'이 즉시 고개를 돌렸다. 녀석의 얼굴 절반은 이미 썩어 들어가고 있었지만, 편의점 문턱을 넘는 순간 시스템의 버프를 받아 아주 공손하고 지적인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네, 점장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