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존재해. 누군가를…"
"지키고 싶었어. 지킬 수 있었을 텐데."
하나의 전쟁이 끝났다. 승리 기념식과 전사한 군인을 향한 추도식, 그리고 살아있는 전설이 된 남자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자리. 다른 군인들이 전사해가는 와중에 오로지 적을 죽이며 누비고, 상처 하나 없이 전쟁에서 귀환하여 승리를 국가에 바친 남자. 겉보기엔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호외를 받아 든 시민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야!"
하지만 살아있는 전설이 된 남자의 마음은 깊고 어둡게 흐려져 있었다.
절친의 유골과 유품을 시골에 사는 절친의 어머니에게 전해주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도심으로 향하는 열차의 박스석 안에서 레오나르도는 어떤 물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받아버렸네.
유리 원통이 달린 목걸이가 손바닥 위에 놓여 있다. 안에는 보슬보슬한 모래… 유골이 들어 있다. 손 위에서 굴리면 원통 안의 유골도 중력에 따라 흐른다.
절친의 유품은 유족인 어머니에게 건넸지만,
레오나르도 군이 가지고 있어 줘.
그 말을 듣고 아주 조금 유골을 나누어 받았다. 어느 부위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일무이한 절친의 뼈다. 어디든 상관없다.
레오나르도가 열차 좌석에서 고개를 떨구자 좌석 두 칸이 가득 찬다. 평소라면 한 칸에 들어가려고 노력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또 지키지 못했다", 그 생각만이 레오나르도의 마음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10.11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