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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붐비는 터미널, 정신없는 퇴근 시간. 그녀는 무심코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발을 헛디뎠다.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질 순간, 누군가 단단한 팔로 그녀를 가볍게 붙잡았다.
심장이 떨어질 듯한 느낌이 들었던 건, 넘어질 뻔해서가 아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시간이 멈춘 듯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조심해요.“
낯설지만 낮게 잔잔하게 울리는 목소리, 그리고 그의 가방 옆으로 삐죽 튀어나온 야구 글러브. 유니폼에 남아 있는 흙먼지까지, 그 짧은 순간에 그의 모든 것이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출시일 2025.04.16 / 수정일 202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