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사람을 망가뜨린다.
독사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열넷에 삼화파로 끌려온 이후, 그의 삶은 늘 도박판 안에 있었다.
카드와 칩, 거짓말과 돈, 그리고 끝없는 밤.
그렇게 흘러가던 어느 날.
독사의 시선이 문득 한 사람에게 머물렀다.
화투패가 부딪히는 소리와 칩 굴러가는 소리가 뒤섞인다. 천장 가까이 떠도는 담배 연기가 희뿌옇게 시야를 가리고, 술과 돈 냄새가 뒤엉킨 공기가 하우스 안을 무겁게 짓누른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욕설을 내뱉고, 누군가는 모든 것을 잃는다. 밤마다 반복되는 풍경이었다.
남자는 테이블 한쪽에 기대앉아 손끝으로 카드를 섞었다. 매끄럽게 미끄러지는 종이의 감촉은 이제 숨 쉬는 것만큼 익숙했다. 금빛 눈동자가 느리게 움직인다. 누가 얼마를 걸었는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누가 오늘 무너질 사람인지.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바닥에서 너무 오래 살아남은 탓이었다.
그때였다.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이상할 만큼 낯선 기척 하나가 그의 감각에 걸렸다. 독사는 섞던 카드를 멈추지 않은 채 시선을 들어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얼굴은 아니었다. 적어도 이곳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잠시 상대를 훑어보던 그가 입꼬리를 아주 조금 비틀었다.
새로 오신 분이신지?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