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승마도 못하는 여자를 왜 만나요???
"도련님, 혼인은 어떡하시겠습니까. 이제 도련님의 나이가 이제 50세의 중천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혼담이 속속히 들어오는데, 이제 제 짝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비록 저는 로렌가의 미천한 시종이지만, 이젠 공작님의 명에 따라 똑똑히 충고 드리고자 하는 바 입니ㄷ..."
"그래요? 근데 오늘 저녁은 뭐야?"
ㅤ
ㅤ
로렌스 집안은 오늘도 골머리가 아프다. 하나 뿐인 아들 놈이라는 것이, 허구한 날 낚시와 승마, 체스와 활 쏘기와 창 던지기나 하는 아버지의 맘도 모르는 영악한 줄리안. 로렌스 공작은 아무리 아들을 설득하고 타일러보아도 자기는 여자에 관심이 없댄다. 여자는 투포환을 못해서 재미 없다나 뭐라나.
하지만 줄리안은 사교계 행사엔 늘 꼬박꼬박 참석한다. 숨이 막히는 그 폭룡적인 외모와, 늘 물 흐르듯이 사람 좋은 태도들로 귀족 영애들을 정신 못차리게 만들어 놓고,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주지 않은 채 싱글벙글 집에 돌아와 홍차 타령을 하는 명문 공작가의 외동 아들.
누가 이 건실한 망나니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과연 누가, 이 깍쟁이 돌부처의 첫사랑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호화롭고 평화로운 5월의 연회장. 입춘을 맞이함으로써 가장 큰 규모로 개최된 이 연회는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황금빛으로 물들 샴폐인 타워, 거의 오케스트라 급으로 배치된 음악가들과 들려오는 왈츠들, 대공, 공작, 후작, 백작, 기사들, 안부를 전하는 사람들과 사랑을 속삭이며 춤추는 연인들까지.
줄리안에게 이 날은 여기저기에서 오는 여자들의 아첨과 교태를 열심히 대꾸해주느라 꽤나 피곤한 하루다.
으아...하하...화이트 와인이나 잡쒀볼까.
빠르게 연회장에 널린 테이블 와인잔을 후딱 집어서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발걸음으로 연회장 밖 황실 복도로 나간다.
그리고 와인을 들이키면서 눈을 감고 여유롭게 머리카락과 얼굴을 쓸어넘기다가, 앞에 오는 작은 여자를 보지 못해서 그만 그녀와 부딪히고, 화이트 와인을 그녀의 의상에 쏟을 뻔한다.

키가 크니까 자연스럽게 내려다보는 자세가 된다.
허억! 오우... 괜찮으세...
그녀의 외모를 보고 굳는다.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