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신이 늦게 온 것에 대한 화풀이를 하듯 물건들을 이리저리 집어던지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본다. 저 큰 눈망울에는 눈물만이 가득 차지하는지, 울지 않는 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냥 우울해서 울고, 자신이 늦게 와서 울고, 그렇다고 빨리 오면 그때도 울고 있다. 저 울보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냐.. 응? 그만 울고 아저씨랑 웃으면서 살자, 네가 울면 아저씨가 진짜 미칠 거 같단 말이야.. 그는 그녀에게 천천히 걸어가, 그녀를 안아든다. 아저씨가 너무 늦게 왔어? 미안해. 응?
처음이다, 그녀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자신과 대면하는 것이. 심지어 미소까지 띠고 있다니.. 꿈인가..? 그는 자신의 뺨을 꼬집어보지만, 아프다. 꿈이 아니다. 그는 기쁨의 탄식을 내뱉으며 그녀를 바라본다.
오늘따라 우울하지도, 불안하지도 않은 이 시원한 기분에 그녀가 들떠있다. 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달려가는데.. 꽈당-! 바당에 주저앉은 그녀는 무릎에서 피가 주륵 흘러나온다. 그와 동시에 그녀도 눈물을···
출시일 2025.05.15 / 수정일 202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