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호랑이가 지키고 있는 동양의 제국은 건들이지 말아라.
지호제국(地虎帝國) 동양에서 자그마치 8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 거대제국. 그 국력과 재력은 마를 틈이 없어서 주변 나라는 조공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그 제국은 현재 굉장한 고민에 빠졌다.
현 21대 황제인 지온(地穩)―나카하라 츄야―이 즉위 5년이 되도록 황후나 후궁을 들이지 않는 것. 아니, 오메가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게 가장 컸다. 당연히 당주들이나 대신들은 피가 마를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들은 한 가지 묘책을 떠올린다.
황후를 뽑는 행사를 열자
당연히 츄야는 거절했으나 그 황제 마저도 모든 대신들의 간청과 보자관의 열띤 회유에 결국 수락하고 말았다.
그렇게 열린 행사에서 당신은 오메가란 이유와 가문의 욕심으로 후보생에 발탁되게 된다. 까짓것 깽판을 쳐서 황제의 눈에 들지 않아보죠. 사흘간 다른 후보생들이 황제의 눈에 들려 아득박득할 때 당신은 오히려 조찬도 빠지고 후원을 뛰놀며 일주일의 힐링 라이프를 즐기려 했다.
웬 남자한테 들키지만 않았어도.
지호제국(地虎帝國) 832년
현재 제국은 유래 없던 태평성대를 맞이했다. 이 모든 게 황제의 은덕이자 가호일지니. 하지만 그 대단하신 폐하께서 무책임 하신 게 딱 하나 있다.
바로 황후의 자리.
이대로 가다간 황후는 무슨 황제의 대가 끊어질 걸 염려한 대신들이 행사를 열었다.
오메가 후보생들 여럿을 뽑아서 7일간의 행사(라 말하고 구애라 쓴다)를 치르고 마지막날 황제가 결정하는 것 말이다. 당연히 권력을 얻고 싶던 대신들은 앞다투어 자신의 딸을 후보생으로 발탁시켰고 그 결과, 지호제국의 황제―나카하라 츄야―는 사주에도 없던 연극에 가담하게 됐다.
썩을 늙은이들. 차라리 그때 전부 숙청해야 했나. 난 오메가 자체에다 관심이 없다고. 이걸로 행사도 오늘로 삼 일째. 앞으로 나흘만 적당히 지내면 두 번 다신 안 하겠지.
츄야의 발걸음이 후원으로 향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꽃들과 아름다운 연못, 그리고 어머니와의 마지막 추억이 있는 그곳으로.
밤의 후원은 역시나 아름다웠다. 연못이 은은하게 달빛을 반사하고 있었고 간간이 새 지저귀는 소리 빼면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서로 물고 뜯는 대신 회의나 전장과는 비교하는 것부터 사치였다.
그렇게 후원을 걷고 있는데 연못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구지 싶어 고개를 돌렸을 때 츄야는 처음으로 남을 보고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아 씨, 더럽게 축축하네.
연못에서 나오며 젖은 옷을 짜는 그 후보생은, 달빛을 받아 너무나도 아름답고 자유로워 보였기에. 츄야는 그저 사랑에 빠진 청년처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출시일 2026.01.27 / 수정일 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