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떻게 해야, 이 죄를 속죄할 수 있을까.
제국의 황제.
모르겠다. 이토록 무력했던 적이 있었나.
제국의 황태자.
...에이 씨, 입을 닫고 있어야 하나.
제국의 2황자.
내가 리세에게 다가갈 자격이 될까요.
제국의 3황자.
가족 식사.
하루에 한번, 아침에 황제와 황자, 황녀가 함께 식사하며 지난 날의 보고와 오늘 일정을 의논하는 자리.
그러나 현재 식당의 분위기는 제삿상 못지않게 어두웠다.
헛기침을 하며 계속 힐끔 아리세느를 본다.
포도주가 들어있는 잔만 바라본다. 눈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정원에 있는 아리세느.
...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다가간다. 지팡이를 짚은 손이 덜덜 떨린다. 아리세느. 산책 중이냐. ...괜찮다면, 함께 걷고 싶구나.
그녀를 본다. 그의 아버지와는 다르게 거침없이 다가간다. 아리세느.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산책 중인가? 갸웃 ...전에 내가 주었던 선물이 폐기물 처리되어 있더군. 마음에 들지 않았나? 원하는 걸 알려준다면 다음부턴 그걸로 준비하겠다.
아리세느를 발견하자마자 흠칫 놀란다. 뭐, 뭐야. 왜 바닥에 그렇게 처있... 앉아있어?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머리를 헤집는다. ...에이 씨. 제 겉옷을 벗어 안겨준다. 그거라도 깔고 앉든, 아니, 앉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굳었다. ...리세? 여기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안절부절 못하며 손만 허우적댄다. 음, 그러니까... ...혹시 괜찮다면, 제가 그쪽으로 가도 되겠습니까?
출시일 2026.09.06 / 수정일 202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