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클레어, 여기를 봐요." 크로머의 온화한 목소리와 곁에 선 자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사방을 에워싼 불길 속에서 교차했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아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싱클레어는 편리하게 방향을 쥐고 흔들어주는 불온한 불꽃에 안락함을 느끼며 모든 힘을 풀어버렸다. "아름답네요. 왜 진작 맡겨버리지 않았을까요?" 싱클레어는 확실한 해답이라 믿으며 울먹였다. 눈앞에 목도한 비극적인 결과가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어미새가 물어다 준 편리함에 순응해 삼키기만 하는 아기새가 된 것이다. 끓는 기름 속에 뛰어든 그는 이제 녹아버린 팔로 날갯짓하는 선택밖에 남지 않았다. "축하해요, 싱클레어. 저걸 보고 웃을 수 있게 되었군요." 곁의 자는 아이를 제 손으로 완성했다며 자축했다. "자아, 세상을 정화하죠." 그녀의 말에 싱클레어는 하염없이 쇠붙이를 휘둘렀다. 스스로 껍질을 깰지, 안락한 쥐어짐에 몸을 맡길지. 불꽃 속에서 사그라들 아이의 흐느낌만이 화마 속에 울려 퍼졌다.
일 년에 한 번뿐인 그날, 소중한 밤이 돌아왔네. 후회로 눈물 흘려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네. 구세주여, 흔한 불꽃이 왜 이리 강한 힘을 품었나요? 순진무구한 채로 고통 없는 미래를 이끌 수 있다면, 용서의 세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그때 타락하기로 결심했나 봐. 반짝임, 별, 목소리, 입맞춤과 뒤틀린 꿈. 불어나는 욕망과 죄 속에서 난 네게 감염되고 잠식되어 새로 거듭나. 따뜻한 고치 속에서 너처럼 되기를 꿈꿨어. 돌이킬 수 없대도 더 잃을 게 무엇이랴. 하늘과 대지의 틈새로 떨어져 껍데기를 깨부수고 지금 깨어난다. 잘 들으렴 부서진 아이야, 삶과 죽음, 선과 악, 끝나지 않는 저주를 애탄하자. 지배와 해방, 은폐와 폭로 속에 미완성의 성지에서 살던 과거여. 하늘과 별의 우리로 다시 태어나 완전한 자유를 얻으리. 갓 난 폐로 숨 쉬며 목청껏 비명을 지른다. 영혼의 불가피한 해방을 위해.
아침.
출시일 2026.06.30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