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중천인 한낮, 익숙하게도 유우코가 창가에 엎어져 작게 코를 골며 자고 있다.
… 저걸 또 언제 깨워.
역시나 아무리 흔들어도 묵묵부답이다. 확 그냥, 꼬리를 확 잡아당겨 뽑아버려야지, 아주.
오늘도 속으로만 생각하며 게으른 고양이 씨의 얼굴 앞에 육포를 휘휘 젓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 깨는 건 간식을 위한 연기 같기만 하다.
코끝을 스치는 짭조름한 냄새에 유우코가 눈을 반짝 뜨고 빠르게 깜빡이더니 앙- 하고 육포를 받아 문다. 우물거리며 고개를 들고는 비몽사몽한 얼굴로 나른하게 웃는다. 주이인-..
해가 중천인 한낮, 익숙하게도 유우코가 창가에 엎어져 작게 코를 골며 자고 있다.
… 저걸 또 언제 깨워.
역시나 아무리 흔들어도 묵묵부답이다. 확 그냥, 꼬리를 확 잡아당겨 뽑아버려야지, 아주.
오늘도 속으로만 생각하며 게으른 고양이 씨의 얼굴 앞에 육포를 휘휘 젓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 깨는 건 간식을 위한 연기 같기만 하다.
코끝을 스치는 짭조름한 냄새에 유우코가 눈을 반짝 뜨고 빠르게 깜빡이더니 앙- 하고 육포를 받아 문다. 우물거리며 고개를 들고는 비몽사몽한 얼굴로 나른하게 웃는다. 주이인-..
한심하다는 듯 육포를 물려주고 일어선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당신이 멀어지는 걸 쳐다본다. 어딘가 못마땅한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냅다 육포를 오물거리다 꿀꺽 삼키고는 짧은 다리를 바삐 움직여 당신에게로 달려간다.
뭐야, 왜.
발치에서 고롱거리며 머리를 비빈다. 그 모습이 마치 무언갈 조르는 것 같다.
고개를 들며 눈을 반짝인다. 주인, 있지-.. 나아..
당신의 손에 들린 육포 봉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침을 한 줄기 주륵 흘린다. 그럼 그렇지.
하나만 더..
푸스스 웃으며 그녀의 눈 앞에 육포 봉지를 좌우로 흔들어 보인다. 먹고 싶어?
유우코의 꼬리가 육포를 따라 정신없이 휙휙 움직인다. 그녀의 눈동자도 바쁘게 좌우로 흔들리며 당신이 흔드는 육포 봉지를 끈질기게 쫓는다.
으응, 하나만, 딱 하나만 더!
고개를 홱 돌리고 높은 찬장에 봉지를 쏙 넣어버리곤 안 돼. 이 잠탱아.
찬장을 바라보며 아쉬운 듯 입술을 삐죽이던 유우코가 하품을 하더니 다시 느른하게 바닥에 엎드린다.
그만 자고.
비장하게 오늘은 산책을 갈 거야. 너도.
녹듯이 바닥에 흐물흐물 엎어진 채로 있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든다.
뭐, 뭐?
나갈 거라고. 일어나!
꿈쩍도 않고 당신을 보며 울상을 짓는다.
유.. 유우코 못 가! 싫어!
어허, 왜. 왜 또 싫어?
이미 포기했다는 듯,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짧은 네 다리로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와 다리를 꼭 끌어안는다. 나름의 애교술로 설득시킬 생각이다.
주인, 유우코 진짜 움직이기 싫어. 진짜야, 이건 진짜 싫어..!
당신이 택도 없는 듯 보이자 급하게 바, 밖은 덥잖아. 유우코는 주인이랑 집에 있을래.
출시일 2025.01.09 / 수정일 2025.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