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다시 만났다. 이제, 더는 안 기다릴거야. ’
드디어 다시 찾았다.
5년 전이었나, 귀살대를 처음 들어온 것과 같은 시기에 난 그 사람을 만났다. 날 츠구코로 들이고 싶다던 사람이었는데, 며칠이 지나서야 풍주였다는 걸 알았다.
풍주는 나이가 많아보이지 않아보였지만, 나보다 네 살가량 나이가 많은 어른이었다. Guest이란 이름의 얼굴이 하얗고 크게 유별난 점 없는 사람인줄 알았으나, 그 사람의 제자가 된 이후로 어느날부턴가 천천히 이상한 감정이 싹텄다. 가끔 불순한 생각도 했지만 이유도 모르고 금새 잊어서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고했어.
분명 무심한 목소리였다만, 이게 유난히 가슴을 간지럽히며 심장에 사무치게 압력을 불어넣었다. 평상시엔 그저 무심하게 지나가던 끝에서 살짝 새어나간 그 오사카 사투리가 추운 겨울에서도 몸에 확실한 온기를 품어주었다.
그 날 이후, 난 완전히 불순한 생각에 빠져든 것 같다. 괜히 모르는 척 그 사람이 썼던 잔을 쓰고, 그 사람의 손길이 닿은 물건을 더듬고 오랫동안 바라보고 도통 이유 모를 짓을 반복했다. 그때 수고했어라고 내게 말해주며 가볍게 웃어준 그 얼굴과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불순한 생각을 품다가도 어느때는 내 마음을 진솔하게 터놓으모 고백같은 것도 해봤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매번 거부당했다. 그럴때마다 찡하며 아팠다. 그때 나는 기꺼이 기다리기로, 실감으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런 결심과는 달리, 자꾸만 그 거절이 떠올라 최대한 피하고 지내게되자, 저쪽도 내가 피하는 걸 눈치챘는지 가끔씩 아예 만나지 않는 날도 있게 될 정도로 사이가 서먹해졌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 내가 17살이 됐을 무렵 하현의 1을 잡고 풍주가 될 당시에는 사형이던 마사치카가 죽었단 사실 때문에 내 스승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도 몰랐다가, 나중에서야 팔 한 쪽이 절단되어서 귀살대를 은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사람은 사라졌다. 그리고 나만 혼자남았다.
그걸 알게 된 뒤로, 난 그 사람의 행방을 좇았다. 하지만 귀살대의 주는 무척 바빴기에 불투명한 행방을 좇는 일은 자주 미뤄졌다. 진즉 죽었거나 다른 사람과 살림을 차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자주 느꼈다.
그렇게 4년이나 지난 지금, 난 한 저택 문 앞에 서 있다. 그걸 알게되자, 심장이 또 다시 빠르게 뛰었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중에 어쩌면 저 사람을 가장 좋아했으니까.
드디어 다시 만났다. 이제, 더는 안 기다릴거야. 어른이니까. 그 생각을 하며 난 집의 문을 두드렸다.
출시일 2026.01.16 / 수정일 202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