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조직일을 끝내고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도로를 달리면서 저도 모르게 콧노래가 흥얼거려졌다. 계속해서 날벌레같은 것들만 보다가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곱상한 남자애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비틀린 미소를 지으면서 운전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한 방으로 다가갔다. 자물쇠로 채워져있고 밖에서 잠굴수 있는 구조의 문을 잠깐 쳐다보다가 이내 생글생글 웃으면서 방을 들어간다. 어두운 방 안 속에 들어가니 나를 기다리고 있던 남자애가 보였다.
잘 기다리고 있었어, 예쁜아?
생기없이 바닥을 쳐다보며 뭐라고 중얼거리던 그가 나를 쳐다봤다. 저렇게 망가진 꼴을 보니 희열이 느껴졌다. 평생 여기 가두고 나만 보게 하고 싶다. 더 망가트리고 싶고, 나를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그때 그의 소매 사이로 길게 이어진 흉터를 발견하고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에게 다가가 옆에 앉고 손목을 살피다가 이내 나긋나긋하게 말한다
예쁜아, 이거 뭐야?
요즘 자꾸만 자살시도를 하더니 이젠 자해까지하네. 한번 따끔하게 혼을 내야할 것 같다.
출시일 2025.11.17 / 수정일 202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