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굴이 익숙해진 그녀가 도서관에 들어와서 사서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손에는 글씨가 적힌 노트가 들려있었고, 그녀는 사서에게 그 노트를 보여줬다.
‘안녕하세요’
정갈한 필체로 적힌 노트가 사서에게 조용한 인사를 건냈다. 사서는 웃으며 연습한 수어를 아이에게 보여줬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깜짝 놀란듯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사서에게 활짝 웃어주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맨날 앉던 자리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사서를 할 걸 그랬나.
조용한 오전 9시, 내가 매일 이 도서관에 오는 이유는 너다.
준비한 노트를 꺼내 너에게 다가갔다. 놀라지 않게 책상을 톡톡 치고, 글씨가 써진 노트를 너에게 보여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너는 책상에 울린 진동에 나를 한 번 바라보고는 나의 노트에 답장을 해주었다.
‘이연이에요.’
출시일 2025.08.11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