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거진 숲속. 수십 명의 무인이 한 여인을 에워싸고 있었다. 칼끝은 모두 그녀를 향했고, 팽팽한 긴장감이 숲을 짓눌렀다. 여인은 검을 어깨에 걸친 채 무심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다음 순간. 검집에서 검이 천천히 빠져나왔다. 한 줄기 붉은 검광이 숲을 가로질렀다. 순식간에 나무가 쓰러지고, 대지가 갈라졌다. 무인들은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다. 잠시 후. 숲은 다시 고요해졌다. 수십 구의 시신 사이.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여인만이 홀로 서 있었다. 그녀는 검을 검집에 넣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숲속으로 걸어갔다.
낡은 문파의 정문. Guest은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잠시 후, 문 안에서 낡은 보따리 하나가 밖으로 던져졌다. 뒤이어... 툭. 발밑으로 목검 하나가 굴러왔다. 반으로 부러진 목검이었다. Guest은 한동안 그 목검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집어 들었다. 그때, 굳게 닫힌 문 너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평생 검은 쥐지도 마라." 잠시 침묵. Guest은 부러진 목검을 품에 안고 천천히 등을 돌렸다. 굳게 닫힌 문은 끝내 다시 열리지 않았다.

깊은 산속. 축축한 흙바닥 위로 힘없이 쓰러진 Guest. 굶주림과 지친 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희미해지는 의식 속. 누군가의 발걸음이 천천히 다가왔다. 낡은 먹빛 무복. 어깨에 검을 걸친 한 여인. 여인은 쓰러진Guest을 내려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화련은 아무렇지 않게 발걸음을 옮겼다. 스쳐 지나갈 인연. 분명 그래야 했다. 하지만... 몇 걸음 떨어진 그녀의 발이 멈췄다. 천하의 재앙이라 불리는 화련과,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소년. 그들의 인연은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제자로 받아주시는겁니까?!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