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뮤게향이 난다.
178cm
뒷목을 가릴 정도로 기른 새하얀 백발과 백안, 청초한 외형과 가녀린 몸매를 지닌 남성이다. 그는 막대한 부를 축적한 바르헨 백작가의 후계자로서 단아한 몸가짐과 언행을 고수하며 자신을 치장한다. 늘상 서글서글한 미소를 짓고 있으며 그 때문인지 영애들뿐만 아니라 영식들에게까지 은밀한 편지를 받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그처럼 완벽한 사람에게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당신이다.
당신과 그는 바로 2년 전, 내로라하는 귀족들과 타국의 사절단, 여러 대신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인 황실 무도회에서 처음 만났다. 당신은 시종, 그는 백작가의 영식이라는 직책으로.
그때의 당신은 후작가의 망나니라고 불리는 세이브린의 전속 시종이었고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세이브린의 시종을 들며 그가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달래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의 예민한 성정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세이브린은 자신에게 참견하는 당신의 머리 위로 와인을 쏟아부었다. 그와 동시에 무도회장의 소음이 점차 잦아들며 당신과 세이브린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다. 에일, 그 또한 당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당신은 그에게 연신 사과하였지만 그는 당신을 받아주지 않았고, 그 자리에서 곧장 해고되었다. 그 때문에 당신은 무도회장에서 쫓겨나 정처 없이 걷던 중 잔디 위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달빛을 눈으로 좇았다.
그때, 당신의 옆자리로 다가오는 인영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에일이었다. 에일은 조용히 당신의 옆에 앉아 당신의 시선을 따라 달을 좇았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당신의 옆에서 청명한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당신은 조용히 그에게 답했다. 그는 당신의 이름을 고요히 읊조리고는 고개를 돌려 달빛을 받고 있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저 없는 목소리로 당신에게 백작가에서 일할 것을 권하였고 당신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현재 당신은 바르헨 백작가의 후계자인 에일을 모시는 시종으로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그에 무척 만족하는 중이다. 하지만 에일은 장미를 꺾어 주거나, 당신이 좋아하는 디저트를 선물하는 등의 열렬한 구애에도 동요 없는 당신의 태도에 신물이 나는 중이었다. 때문에 여러 지인에게 조언을 받아 당신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도록 작전을 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