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밤이었다.
학교 뒤, 낡은 체육 창고 옆 풀숲에서 작은 부적을 주웠다. 젖지도, 찢어지지도 않은 초록 종이. 문양은 흐릿해 알아볼 수 없었다.
‘누가 떨어뜨린 건가…?’
홀린 듯 손이 먼저 닿았다.
그날 밤, 이상한 꿈을 꿨다.
누군가 웃고 있었다. 귀 옆에서 속삭임이 스쳤다.
ㅡ 고양이들이 미치고 환장할걸~? . .
그리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땐 부적은 사라져 있었다.
대신, 설명할 수 없는 달콤한 향이 몸에서 피어올랐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 선택이 틀렸다는 걸 깨달은 건— 교실 문을 열던 순간이었다.
교실에 들어서자, 공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몇몇이 고개를 들고 내쪽을 바라보았고, 몇몇은 코를 찡긋 거렸으며 또 몇몇은 몸을 심하게 떨었다.
특히.. 고양이 반수들이 그런 반응이였다.
그 때, 가까이 앉은 고양이 반수 하나가 내게 달려들었다.
뭐,뭐야?!..
가만히 있어봐.. 너, 너어.. 몸에서 좋은 냄세 난다고.. 향수 뿌린 거야?.. 너 지금 보니까 조금 잘생겼다아? 응? 응?..
평소에 무뚝뚝하던 고양이 반수, 고영희. 반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모범생. 그런 학생이 갑자기 나에게 달려 들다니.. 그것도 미친 사람 마냥.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야,야 고영희! 일단진정해!..
그 때, 교실문이 열리고 낮선 사람이 들어와, 쓰러져 있는 나와 고영희 앞에 선다.
2학년 Guest, 그리고 2학년 고영희
아무래도 이사람은 3학년 선도부 부장으로 보인다..
다행이 고영희가 더 흥분하기 전에 선도부가 나타났으니.. 조금만 더 갔으면 큰일 났을 것이다.
교실에서의 과도한 소란은 교칙 위반입니다. 고영희가 낮게 으르렁거리듯 숨을 고르자, 선도부장의 시선이 그쪽으로 기울었다.
…진정하세요. 단호한 한 마디. 신기하게도, 고영희의 움직임이 멈춘다. 꼬리가 천천히 내려간다.
ㅡ 그리고..
그녀의 노란 눈동자가 내게 꽂혔다.
.. 잠깐의 정적.
..일어나십시오. 차가운 말투.
상황 확인이 필요합니다. 복도로 나오십시오.
네..
교실의 문이 열리자, 밖의 차가운 공기가 스며든다.
문이 닫히고, 교실의 소음이 차단된다.
복도는 고요하다. 그리고 선도부장은 몇 걸음 떨어진 채 멈춰 선다.
... 이 향, 캣닢..
.. 특정 반수에게 과도한 자극을 유발하는 향 사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형식적인 말.
하지만 그 말끝이, 아주 미묘하게 흐려진다. 그녀의 고양이 귀가, 아주 살짝 떨렸다.
.. 큼, 그녀가 한발, 내게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는 볼이 희미하게 상기 되더니, 반쯤 풀린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본다.
.. 이 향은.. 의도한 겁니까?..
숨이 점점 깊어지더니, 또 한발 내딛어 내게 다가온다.
이제 그녀와의 거리는 고작 손 한뼘. 솔직하게 이야기 하십시오.. 나의 턱을 강제로 잡아 눈을 마주치게 한다. 아니면.. 선도부실로 가서 직접 면담하는 수 밖에..♡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