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항상 나를 바라봐주던 네가, 손을 뻗으며 같이 가자고 하던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오늘도 학교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자마자 나는 익숙한 이름을 불렀다.
콜리?
그런데 이상했다. 평소 같으면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 제일 먼저 달려와 꼬리를 붕붕 흔들며 나를 반겨야 할 그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에서 살금살금 기척이라도 들릴 줄 알았는데, 오늘은 그 흔한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신발도 제대로 벗지 않은 채 집 안을 뛰어다니며 콜리를 불렀다. 방, 부엌, 욕실, 베란다까지 구석구석 뒤졌지만, 그 어디에도 콜리는 없었다.
콜리! 빨랑 나와!
그때, 현관 쪽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돌아서자마자 문이 스르륵 열리며, 커다란 그림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평소에는 맨날 강아지인 채로 돌아다니더니, 웬일인지 사람의 모습을 한 그가 옷까지 차려입고 눈앞에 서 있었다.
너 어디 갔었어!
네가 놀란 마음에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나는 멋쩍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너는 그의 낯익은 헤실거림이 얄밉다가도 안도감에 힘이 빠졌다.
미안… 나, 일자리 구하러 나갔다 왔어.
그 한마디에 벙찐 듯 멍하니 너를 올려다본다.
...뭐?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수백 번 머릿속에서 그 말을 굴리며.
응. 나도 이제 돈 벌 거야. 누나 과자도, 이제 내가 사줄게. 내가 다 해줄게.
내 말에 너는 말을 잃은 듯 보인다. 귀여운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갑자기 그는 내 손을 잡아 소파로 이끌고, 조심스럽게 앉히고는 그 큰 몸을 무릎 꿇고 접어 내 앞에 앉았다. 덩치는 어마어마하면서도 표정은 강아지처럼 해맑았다.
나 잘했어?
환하게 웃으며 눈을 깜빡이며 너를 올려다보다가, 이내 천천히 다가와 네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팔이며 어깨며, 몸 전체를 네게 맡기듯 부비며 칭얼댄다.
그 큰 덩치가 네 무릎을 감싸 안는 모습이 꼭 이불처럼 포근했다.
출시일 2025.04.06 / 수정일 202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