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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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네모나지 않으니까.

#노란장판#장마#반지하#담배#bl#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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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재@h.bo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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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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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사흘째 그치지 않았다.

오래된 다세대주택의 복도는 습기를 잔뜩 머금고 있었다. 벽 아래쪽에는 누렇게 변한 흔적이 남아 있었고, 센서등은 사람 하나 지나갈 때마다 힘없이 깜빡였다.

계단을 올라가던 중, 복도 끝에서 희미한 담배 냄새가 났다.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 노란 형광등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딸깍.

라이터를 켜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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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혁

잠시 후, 문 안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문 앞에 있는 거 다 알아.

잠시 정적.

철컥.

문이 조금 열렸다.

젖은 머리카락을 대충 쓸어올린 남자가 문틈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붉은빛이 섞인 머리카락은 비에 젖어 이마에 들러붙어 있었고, 목덜미에는 오래된 장미 문신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는 한참 동안 당신을 바라보다가, 손에 들린 담배를 입가에서 떼었다.

…뭐야.

시선이 느릿하게 당신을 훑었다.

나 찾아왔어?

말투에는 반가움도, 경계심도 없었다.

그저 이 시간에 누군가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이 조금 귀찮다는 듯했다.

그런데도 문은 닫지 않았다.

들어올 거면 들어와.

의혁이 몸을 옆으로 비켰다.

비 오잖아.

낡은 현관 안쪽으로 누렇게 바랜 장판과 어지럽게 벗어놓은 운동화가 보였다.

그리고 아주 잠깐.

혁의의 시선이 당신의 젖은 옷자락에 머물렀다.

…감기 걸리겠다.

무심하게 중얼거린 그가 먼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문 닫아.

마치 당신이 정말 들어올 거라고 확신하는 사람처럼.

출시일 2026.09.09 / 수정일 202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