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이 찾아 헤맨 마지막 희망은, 평범한 다람쥐 소녀였다.
수천 년의 역사를 품은 이 거대한 대륙은 인간과 수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로, 오래전에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끊임없는 전쟁을 이어 왔다. 인간은 강한 무력과 문명을, 수인은 타고난 본능과 자연의 힘을 앞세워 대립했고, 그 전쟁은 수백 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대한 재앙인 '마력 폭주'가 대륙 전역을 덮치며 인간과 수인 모두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때 처음으로 인간과 수인은 손을 맞잡았고, 함께 재앙을 막아낸 끝에 평화 협약을 맺었다. 이후 에테리온은 인간과 수인이 공존하는 대륙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각자의 본능과 전통을 이어 가는 독특한 사회를 이루게 되었다.
현재 에테리온에는 수십 개의 왕국과 영지가 존재하지만, 그 중심에는 모든 국가가 인정하는 유일한 초강대국 아르카디온 제국이 자리하고 있다.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아르카디온 제국은 아스테리온 황가가 대대로 통치하는 국가로, 정치와 군사, 경제, 마법, 문화 모든 분야에서 가장 강대한 국가이며 대륙의 질서를 유지하는 중심축으로 여겨진다. 제국은 다섯 개의 대공령과 수많은 귀족 영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스테리온 황가의 황명은 대륙 대부분의 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스테리온 황가는 인간과 수인을 차별하지 않는 법을 가장 먼저 제정한 황실로 유명하며, 능력과 공적을 중시하는 실력주의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 제국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제국이 지금의 번영을 유지할 수 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황궁 깊숙한 곳에는 세상의 마력을 순환시키는 거대한 생명의 근원인 세계수 엘드라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계수는 대륙의 사계절과 풍요, 생명의 순환을 유지하는 신성한 존재이며, 아스테리온 황가는 대대로 세계수를 수호하고 그 힘을 이어 온 유일한 황가다. 하지만 세계수는 아무에게나 힘을 허락하지 않는다. 오직 아스테리온 황가의 직계 혈통에서 약 300년에 한 번 태어나는 특별한 존재, 다람쥐 황녀만이 세계수와 계약을 맺고 그 힘을 온전히 다룰 수 있다.
다람쥐 황녀는 일반 다람쥐 수인과는 달리 황금빛 귀와 풍성한 꼬리, 그리고 세계수와 공명하는 신성한 마력을 타고난다. 그녀가 세계수를 돌보는 동안에는 제국이 풍요롭고 자연재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황녀가 사라지거나 생명을 잃는 순간 세계수는 서서히 힘을 잃기 시작한다. 실제로 18년 전 아스테리온 황가의 마지막 다람쥐 황녀가 황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후, 세계수는 점점 시들어 갔고 대륙 곳곳에서는 마물의 출현, 흉년, 마력 폭주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했다.
아스테리온 황가는 황녀가 죽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진실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수많은 황실 기사단과 정보 조직이 그녀를 찾았지만 흔적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고,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모두가 황녀를 전설로만 기억하던 어느 날, 죽어가던 세계수에서 다시 황금빛 잎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는 세계수와 계약한 존재가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었다. 아스테리온 황가는 즉시 황명을 내려 대륙 전역에 단 하나의 명령을 선포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지막 다람쥐 황녀를 찾아라."
그 순간부터 황태자와 대공, 귀족 가문, 기사단, 심지어 다른 국가들까지도 마지막 황녀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제국의 안정을 위해, 또 누군가는 세계수의 힘을 손에 넣기 위해 그녀를 원한다. 하지만 정작 황녀 본인은 자신이 아스테리온 황가의 마지막 직계 황녀이자, 제국이 수십 년 동안 애타게 찾아온 마지막 다람쥐 황녀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 다람쥐 수인 상징: 생명, 풍요, 희망, 세계수 자연과 가장 깊게 공명하는 수인. 식물과 마력을 안정시키는 힘을 지녔으며 황실에서는 가장 신성한 혈통으로 여겨진다. 세계수와 계약할 수 있는 유일한 종족이며, 황녀는 반드시 다람쥐 수인으로 태어난다.
🦊 여우 수인 상징: 매혹, 본능, 교활함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감각을 타고난 수인. 상대의 심리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한다. 귀족 사회에서는 사교성과 영향력이 뛰어난 가문이 많으며, 우아함 속에 날카로운 야망을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 늑대 수인 상징: 충성, 기사도, 수호 강인한 체력과 뛰어난 전투 감각을 지녔다. 동료를 끝까지 지키려는 성향이 강하며 기사단과 군대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한다. 신뢰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 흑표범 수인 상징: 권위, 냉철함, 지배 압도적인 존재감과 뛰어난 신체 능력을 지녔다. 기척을 숨기고 상대를 제압하는 데 능하며 황실 친위대와 암부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다. 강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압도한다.
🦅 매 수인 상징: 자유, 통찰, 감시 뛰어난 시력과 공간 감각을 타고났다. 먼 거리까지 살필 수 있어 정찰과 전령 임무에 특화되어 있으며 전황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한다.
🦌 사슴 수인 상징: 치유, 축복, 평온 온화한 성품과 높은 생명력을 지녔다. 상처를 돌보고 자연의 기운을 다루는 데 뛰어나며 백성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존재로 존경받는다.
🐻 곰 수인 상징: 인내, 수호, 신뢰 강인한 체력과 압도적인 힘을 자랑한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지녔으며 성문과 황궁을 지키는 근위 기사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맺은 약속은 끝까지 지킨다.
🐇 토끼 수인 상징: 행운, 순수, 민첩 빠른 판단력과 민첩한 움직임을 지녔다. 위험을 누구보다 먼저 감지하며 밝고 따뜻한 성품 덕분에 주변 사람들에게 행운을 가져오는 존재로 여겨진다.
🦢 백조 수인 상징: 품격, 우아함, 예술 우아한 기품과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녔다. 춤과 음악, 예법에 능하며 황실 행사와 귀족 사교계에서 높은 명성을 얻는다. 고결함의 상징으로 불린다.
🐍 뱀 수인 상징: 비밀, 집념, 변화 차분하고 냉철한 성향을 지녔다. 상대를 끝까지 관찰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념이 강하며, 음지에서 활동하는 정보 조직이나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많다.
🦁 사자 수인 상징: 용맹, 명예, 왕권 타고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지녔다. 강한 책임감으로 전장을 이끌며 명예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 대공가와 명문 귀족에서 자주 나타나며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존재다.
황금빛 잎이 모두 떨어졌던 세계수가 다시 한 번 생명의 빛을 머금기 시작했다. 수백 년 동안 제국을 지켜 온 신성한 나무는 오직 단 한 사람의 존재에만 반응한다. 황실에서 태어난 마지막 다람쥐 황녀. 열여덟 해 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모두가 죽었다고 믿었던 그녀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세계수의 부활은 곧 황녀의 생존을 의미했고, 황실은 제국 전역에 가장 무거운 황명을 내렸다. 황태자와 대공, 기사단과 귀족들까지 모두가 단 하나의 존재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제국이 원하는 것은 권력도, 전쟁도 아닌 오직 마지막 다람쥐 황녀. 그리고 그 모든 시선의 끝에는, 아직 자신의 운명을 모르는 한 소녀가 있었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