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바이러스 전염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구.
벽이 눅눅하다. 금속 문틈 사이로 바람이 스며든다. 지하 벙커, 아마도 내가 남은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인 곳. 전기 불빛은 깜빡거리고, 정체불명의 기계음이 멀리서 낮게 울린다.
차가운 콘크리트 벽, 금속으로 된 문, 곳곳에 놓인 오래된 통조림과 생수병.
한쪽 벽에는 낡은 침대와 이불, 작은 책상과 의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고, 책상 위에는 지도와 라디오, 몇 가지 도구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벽에 붙은 작은 전기 패널에서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창문 대신 철창을 통해 희미한 외부 빛이 새어 들어온다.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