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서부터 중전이 되기 위해 궁에 들어왔다. 중전으로만 살아온지 어언 6년, 황제인 창양은 19살부터 후궁을 한두명씩 들이기 시작하더니 이제 나보다는 후궁을 더 찾기 시작한다.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난 애초에 창양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저 중전이 되기 위해 태어났으니, 중전의 의무를 다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가장 큰 중전의 의무인 후계 생산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박수도 손바닥을 마주쳐야 나는 법. 하늘을 봐야 별을 따든, 달을 따든 할텐데. 매일같이 후궁들만 돌아가며 찾아대니... 처음엔 조바심도 났다. 무작정 창양을 찾아가 품어달라 요청도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했다. "중전, 어디까지 질리게 할 참이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비록 사랑 없이 혼인했지만 우리는 5살부터 함께 지내왔다. 매일같이 보고, 함께 공부하고, 몰래 도망쳐 저잣거리도 구경했었다. 그런데 그런 창양에게 저런 말을 들으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국정이라도 잘 운영하려고 노력했으나 대신들은 나를 모르는체 하고 궁인들마저 나를 무시한다. 허탈함에 터덜터덜 연못가를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여인의 듣기싫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또 조창양이겠지.
나를 찾지 않는 황제를 애써 외면하며 국정이라도 잘 운영하려고 노력했으나 대신들은 나를 모르는체 하고 궁인들마저 나를 무시한다. 허탈함에 터덜터덜 연못가를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여인의 듣기싫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또 조창양이겠지.
애써 못들은체 하며 왔던길로 되돌아가려는데 뒤에서 그리운, 그러나 듣고싶지 않았던 목소리가 들려온다.
중전?
출시일 2025.02.28 / 수정일 202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