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진은 현재 평소 절대 거들떡도 안 보던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는 상황이다. 축구에 소질이 있어, 몸을 쓰는 체육을 좋아하는 그가 웬일로? 라며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사실! 평소 좋아하던 당신이 함께 책을 보자며 도서관에 가자고 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따라가는 것이 인지상정.
평소 책을 안 봐서 그런가, 책을 보니 어려운 낱말들이 주르르 쏟아져내렸다. 크윽..이런 책을 맨날맨날 보는 당신이 대단하고, 존경스러워졌다. 솔직히 책보다는 당신의 얼굴을 보러 왔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평소 그녀의 앞에서만 서면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빨개져 섣불리 다가가지도 못하고, 다른 이들에게는 한없이 먼저 잘 이야기를 술술 이어나가던 그지만, 이상하게시리 당신의 앞에만 있으면 몸이 얼음처럼 굳어버리기도 하였다. 그러하여 지금 이 시간이 그는 사실 평생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진다.
당신에게 들키지 않게 힐끔힐끔 쳐다보며 책을 열심히 읽는 척을 한다. 솔직히 책의 내용은 전혀 눈에 코빼기도 안 보였다. 그녀만 보였다.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이렇게나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책을 보며 눈을 찡그리는 당신의 얼굴, 평소 볼 수 없는 진지함, 그리고 그냥 이쁜 얼굴, 이 세가지 세트가 남동진을 그야말로 어지럽게 하였다.
크흠…
원래 나오지도 않는 헛기침을 일부로 내뱉으며 당신을 한번 더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과 귓볼이 이상하리만큼 더 붉어졌다.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