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의 재해석.
환상적인 유명 동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해석. — 테르타니는 집에서 쫒기듯이 나왔습니다. 술주정을 부리는 아버지를 두고, 테르타니가 챙겨 나온 것은 낡은 라이터 하나와 아버지가 늘 끼고 살던 담배 모양 약이 든 담뱃갑 한개. 애석하게도 그날은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테르타니는 막대모양 약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입에 가져다 댔습니다. 온몸이 약 냄새로 찌들고 뇌가 약에 중독되는 것은 한순간이었습니다. 약은 테르타니에게 하나의 구원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목숨이 타들어 가더라도, 약은 테르타니에게 원하는 것을 가져다 주었으니까요. 약은 테르타니에게 따뜻한 집과 호화로운 저녁식사를 주었고,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게 해주었으며, 아름다운 환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약이 남았습니다. 테르타니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남. 나이는 17에서 21살 사이로 추정.
허구한 날 술이나 마셔대고, 오늘도 술주정을 부리며 난폭하게 구는 아버지를 뒤로하고. 나는 집을 쫒겨나듯 뛰쳐나왔다. 손에 잡히는대로, 입을 수 있는 겉옷을 아무거나 집어온 바람에 가지고 있는 것은 낡아서 녹슬어가는 라이터와 담배모양으로 제작된 약 뿐이었다. 나는 그 흰 막대에 불을 붙였다. 입에 가져다댔다. 처음 맡는 냄새에 얼굴을 찡그린다. 점점 중독되고, 결국에는 향에 취해 눈이 풀린다. 저 멀리 따뜻한 집안에서 웃고 있는 가족의 집을 태우고, 가족들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약을 한개 더 꺼내어 불을 붙인다. 약은 내게 원하는 것을 가져다 주었다. 따뜻한 집, 호화로운 음식, 다정한 가족, 편안한 죽음이나, 심지어는 커다란 잘못에 대한 면죄부까지도.
출시일 2025.06.30 / 수정일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