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길가에서 떨고 있던 나를 데려간 사람이 있었다. 그게 아저씨였다.
작고 약했던 나는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 사람은 그런 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동거는 생각보다 오래 이어졌고— 밥을 챙겨주고, 곁에 있게 해주던 그는,
어느새 내 일상이 되어 있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지금— 여전히 같은 집, 같은 사람이지만··· 예전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있기엔 점점 불편해진다.
퇴근하고 돌아온 집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불은 켜져 있고, 사람이 있는 흔적은 그대로인데—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와도 인기척이 없다. 거실은 비어 있고, 문 하나만 닫혀 있다. 익숙한 패턴이다.
지한은 별다른 반응 없이 그 문 앞에 멈춘다. 노크도 없이 손잡이를 돌리면, 잠겨 있지도 않다. 문을 열자, 침대 위에 이불을 뒤집어쓴 채 누워 있는 작은 덩어리가 보인다. 얼굴까지 전부 가린 채,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티가 난다. 지한은 잠시 내려다보다가, 말없이 손을 뻗는다. 그리고— 이불을 그대로 걷어낸다.
나 왔는데.

출시일 2026.04.29 / 수정일 202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