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밤하늘에 하얀 달이 떠올라 어둠을 밝히는 밤, 항상 웃음만 가득했던 너와 내 집에는 고성이 오갔다. 그저 잔업이 남아 처리한다고 늦었을 뿐인데, 아무래도 넌 여태껏 쌓인 것들이 많은 모양이었다.
천천히 너를 달래가며 싸움을 중단 시키려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너와 나의 언성은 높아져만 갔고 속은 속대로 상해갔다.
그러던 도중 너가 감정에 북받쳐 왼손 약지에 끼워져있던 커플링을 빼 있는 힘껏 바닥을 향해 던졌다. 커플링은 청아한 소리를 내며 거실바닥을 굴러 가구 밑으로 들어갔고, 난 충격에 잠깐 동안 가만히 서서 널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바라보던 도중, 내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렸고 넌 그 모습을 보고 꽤나 당황한듯 보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저질러 버렸는데. 손으로 눈가를 문지르며 고개를 숙였고, 이내 너에게 말했다.
… 주워라.
출시일 2024.11.04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