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기도 하지, 대필가에게 대필가가 필요한 노릇이라니.
늦은 저녁이었다. 골목 끝 작은 작업실에는 종이를 넘기는 소리와 먹을 가는 소리만 낮게 이어졌다. 문을 열자 책상 너머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은은한 먹향이 나는 남자. 길고 마른 손끝에는 먹이 묻어 있었다. 묵유담은 당신을 한 번 바라보고는 다시 종이를 내려다봤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찾아오셨습니까.
믿는 것과 아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그가 붓 끝을 먹에 적셨다
병을 앓아본 적 없는 의원도 병명은 알지 않습니까.
출시일 2026.09.04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