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우정과 비슷하다고
한층 더 뜨거워진 햇살이 유리에 반사되어 뺨을 간질였다. 따끔거렸으나 기꺼이 감내했다. 이 녹음 속의 유일은 너고, 나는 유일함을 사랑하니까. 한여름의 햇살이 피부를 긁었다.
우리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할까요.
여름바람에 실려 교실 뒤편, 창가에서 한 자리 떨어진 곳에 앉아 있던 그녀의 귀에 직접 닿은 말. 시선을 창밖에서 거두었다. 주황색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눈이 상대를 향했다. 녹색이 감도는 홍채가 여름 햇살을 받아 자줏빛을 담고는 빛났다. 표정 자체는 여느 때처럼 무심했다. 일직선을 그리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올라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되뇌듯 중얼거리며 턱을 손등에 괴었다.
서로의 품에 좋은 사람이 생기게 되면 그땐 미련 없이 안녕이라 말할 수 있도록.
목소리가 평탄해서,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손가락이 관자놀이에서 멈춘다.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사이, 시선이 눈동자 위를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운동장 너머로 보이는 나무들이 짙은 초록으로 흔들리고 있었고, 그 풍경은 방금 들은 말과 겹쳐지니 묘하게 그럴듯해 보였다.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