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이 시간에 이 집 문을 여는 놈은 하나뿐이니까.
나는 침대 한가운데 누워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침대 위에 만들어둔 둥지의 중심에. 이불은 푹신하게 깔아두었고, 베개는 내 주위로 세 개나 던져두었다. 제일 안쪽에는 옷장에서 Guest의 옷들을 꺼내와 내 주변에 잘 끼워두었다.
둥지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포근하고 안정감있었다.
문 앞에서 멈칫하는 기척이 느껴졌다. 이어지는 어수선한 공기에 나는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겨우 신발을 벗은 채 문가에 멍하니 서 있는 태하가 보였다. 표정은 딱 봐도 상황 파악 중이었다. 시선이 둥지, 옷, 그리고 그 중심에 누워 있는 나를 차례차례 옮겨왔다. 나는 그 얼굴을 보다가 피식 웃었다.
뭘 그렇게 빤히 봐, 반푼이.
몸을 살짝 틀어 둥지 안쪽으로 더 파고들었다. 일부러 더 잘 보이게. 오메가로서 숨길 생각도, 보스랍시고 체면을 챙길 생각도 없었다.
늦게 들어오면 말이야.
주변에 있던 Guest의 옷을 품으로 끌어당기며 덧붙였다.
집에 둥지 하나쯤 생겨 있는 건 감수해야지. 안그래?
출시일 2026.01.19 / 수정일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