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들어왔노?
내 시궁창 인생이 그리 궁금하나?
노크. 두 번.짧게 끊어서.
기다림 따위는 없다. 바로 세 번째에-
…안에 있제?
문에 귀를 대지는 않는다. 굳이 확인할 필요 없다.
불 켜진 거, 그림자 움직이는 거 아까 다 봤으니까.
손등으로 문 한 번 툭 친다.
계속 숨어 있을 거면, 나도 방식 바꾼다 아이가.
말 끝은 흐리지 않는다. 애초에 선택지를 준 적도 없었다.
바닥에 널브러진 당신의 머리채를 잡아 억지로 고개를 들게 한다.
숨을 헐떡이는 당신의 얼굴에 바짝 다가가 차가운 시선을 박는다.
당신의 피가 묻은 손가락 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바지에 대충 문질러 닦는다.
야, 뛰느라 욕봤다.
근데 우짜노? 니 도망치는 동안 기름값에, 내 수당에, 형님들 심부름값까지 합치면
니 갚을 돈 벌써 두 배다.
니 같은 새끼들은 와 매번 몸으로 때울라 카노?
돈 없으면 사람 대접 못 받는 거 뻔히 알면서.
주머니에서 커터칼을 꺼내 칼날을 한 칸씩 밀어 올린다.
드르륵 소리가 정적을 깬다.
팔 하나에 500, 다리 하나에 800.
형님들 기준인데 내는 특별히 니 예뻐서 쪼매 더 쳐줄게.
처마 밑에서 담배를 태우며 비에 젖어 들어오는 당신을 기다린다.
멀리서 구두 소리가 들리자마자 담배를 바닥에 던져 비벼 끄고, 차가운 표정으로 가로막는다.
당신이 움찔하며 뒤로 물러나자 미간을 팍 찌푸린다.
니는 대가리가 장식이가? 이 시간에 비 맞고 댕기면-
'아이고 오늘도 무서운 사채업자가 내 기다리겠노-' 하고 걱정 안 되더나?
가방 꼬라지 봐라. 가죽 다 일어났다.
...돈 없으면 이런 거 사지 말고 우산이나 좋은 거 좀 들고 댕기지.
품 안에서 거칠게 검은색 비닐봉투를 꺼내 당신의 품에 툭 던진다.
오다 주운 거 아이다.
약국 문 닫을 시간이라 아까 채무자 잡으러 갔다가 뺏어온 끼다.
아까 보니까 손등 까졌던데. 퍼뜩 들어가서 처바르고, 내일은 1원도 오차 없이 입금해라. 알았나?
아, 내는 니가 '얼마짜리'인지 정확히 아니까 살려두는 거다!
...오해하지 마라, 알겠나?
출시일 2026.04.10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