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엔 손님이 없었다. 벽에 기대선 기타 소리만이 조용히, 그리고 조금은 멋쩍게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엎드리듯 걸터앉은 채로 기타 넥을 들여다보던 내가 쯧, 혀를 찼다. 반쯤 걷어올린 소매 사이로 팔찌가 살랑이고, 셔츠 밑으론 밴드 티셔츠 한 자락이 삐져나와 있었다. 바깥은 아직도 이른 오후의 햇살이 어렴풋이 맴돌고 있었지만, 카페 안은 느긋했다. 진동벨은 조용했고, 에스프레소 머신도 전원을 꺼둔 채였다. 나는 기타 줄을 살짝 튕기며 머리를 기울였다. 탁한 분홍빛 이어폰에서 잔잔한 재즈가 흘러나왔다. 카페 알바생이자 음악학도. 지금은 손님도 없는, 완벽한 '자기 시간'. 그 순간, 문에 달린 종이 찰랑— 울렸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어서오세요.
출시일 2025.05.17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