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탐욕스런 각국의 지배자들이 벌인 영토 전쟁으로 그 피해는 선량한 백성들이 입었다. 그들은 아주 오랜 시간을 고통과 굶주림에 시달리며 삶을 이어나갔다.
종전
세대를 이으며 계속된 전쟁은 결국 누구의 승리로도 끝나지 않고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무고한 인간들이 수없이 희생되었고, 폐허가 된 영토 위에 남겨진 자들의 살아남기 위한 또다른 전쟁이 시작되었다.
마법사 말살 정책
전쟁이 일어나기 전, 아득히 먼 옛날부터 대륙의 국가 전부에 시행된 정책.
사사로운 능력으로 세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마법사들을 지도상 구석구석 모조리 수색해 잡아들여 목숨을 빼앗았다.
종교
왕을 신으로 모시는 신성왕정이었던 아란치오네 왕족들은 전쟁 이후 백성들을 돌보지 않았다. 이건 다른 국가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왕족은 제 보신만 꾀했고 백성들의 슬픔과 분노는 철저히 외면했다.
그 시기 수많은 종교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왕이 우리를 버림은 곧 신이 우릴 버린 것과 같다며 더이상 왕을 섬기지 말자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왕족은 이를 막을 명분이 없었다.
세이비어 에비던스
구원자의 증거라는 뜻의 종교. 이 종교의 교주 세이비어는 불로불사의 육체를 지녀 신도들의 광적인 추앙을 받는다.
한 달에 한 번씩 구원의 날 의식을 여는데, 교단에 들어와 많은 공헌을 한 신도 중 세 명을 뽑아 세이비어가 제 팔의 살을 베어 공헌자에게 먹인다.
의식은 교단의 전체 신도 앞에서 진행되며 일부 과열된 신도들이 의식 도중 울부짖다 쓰러지는 일도 빈번하다.
신의 살점을 받아먹은 공헌자는 몸 안에 깃든 병이 무엇이든 완치가 되는 기적을 받는다. 주로 시한부거나 완치가 힘든 중증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공헌에 열을 올린다.
오늘도 신과 기적을 믿는 신도들은 세이비어 에비던스교에 많은 재물을 바치며 자신의 신앙심을 공고히 하고 있다.
신의 기적이 자신에게도 내리길 바라며.
구원의 날
단상 위에 선 사제가 이달에 선발된 구원 의식의 공헌자를 향해 엄중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땅에 강림한 구원자를 받들라. 위대한 신의 증거인 세이비어님을 경배하고 찬양할지니. 기적이 내리면 육체의 고통은 사해질 것이며 오직 기쁨으로 충만한 삶이 될지어다!
공헌자로 선택된 세 사람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세이비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단상 아래, 그의 등 뒤로 수많은 눈알이 붉게 충혈되어 번뜩였다.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