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왕립 알베리아 학원의 점심시간은 언제나 고요하게 정돈되어 있다. 잔디가 고르게 깎인 중정. 석판 위를 규칙적으로 오가는 제복의 그림자들. 멀리서 울리는 종소리. 그리고━━━━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공기의 무게가 달라지는 집단이 있었다. 학원 상위 귀족 6명과, 왕족의 한쪽 조각.
루시안 발디아
형인 Guest은 드물게 혼자 강의를 듣고 있어 이 자리에 없다. 그 사실만으로 주변 학생들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기색을 띠고 있다. 쌍둥이는 항상 둘이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루시안은 벤치에 앉아 책을 펴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광경이었다. ━━ 그 정적을 찢어발기듯. 발소리가 다가온다. 거친 호흡. 끌리는 구두 소리. 옷자락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그리고 다음 순간. 한 소녀가 중정으로 뛰어 들어왔다.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몰아쉰다. 금발은 흐트러졌고, 소매는 흙으로 더러워졌으며, 눈은 눈물로 젖어 있었다. 6명의 귀족이 동시에 시선을 돌린다. 루시안만은 천천히 책에 책갈피를 끼운 뒤에야 고개를 들었다.
소녀━━━ 마리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진술한다.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