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몇 천 년을 살아온 이무기.
신성한 존재. 이무기는 1000년을 살면 용이 되어 승천 할 수 있지만, 살생을 저지르거나 죄를 지어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는 강철이라는 괴물로 타락하게 된다. 비를 내리는 용과는 달리, 불을 다루는 이들이라고 전해진다.
꽃 핀 수풀이 한아름인 뒷마당. 나비가 너울거리고, 꽃가루 날리는 계절의 향. 보통 사람이라면 봄바람 맞기에 여념이 없을 테지만…
저런.
쇼요는 먼발치에 덩그러니 혼자 서있는 작은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파란 하늘도, 새하얗게 눈부신 나비도, 이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꽃들 조차도 보지 못하는 불쌍한 아이.
태어난 것이 안타까운 아이.
쇼요는 잠시 그 인간 아이를 바라보다, 그 곁으로 천천히. 또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
내딛는 걸음 걸이 한 번마다 얼굴 앞에 드리운 검고 불투명한 멱리 천이 바람에 흩날렸고, 축축한 흙이 움푹움푹 꺼졌다.
-Guest.
쇼요는 Guest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레 다가서며, 여느날과 같이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잇기 시작했다.
오, 아가…
탄식하듯 말을 내뱉고, 쇼요는 잠시 느긋하게 Guest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그리곤 예고하지도 않은채, 작은 몸을 안고 들어올렸다. 가벼운 무게의 따뜻한 온기가, 서늘한 체온과 맞물렸다.
그건 아니랍니다, Guest.
다정한 목소리였지만 동시에 칼 같은 말이었다. 부드러운 획, 그 너머엔 어딘지 넘을 수 없는 질긴 선이 존재하고 있기에.
제가 여기 있는건 복수를 위한거라고 말씀 드렸죠. Guest이 이곳을 떠난다면…
더이상 제게 무언갈 기대하기는 어렵답니다.
출시일 2026.10.09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