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쳐싸움
그래, 정확히 1년 하고 또 6개월이다. 이정도면 장기 연애라고 쳐도 괜찮을까? ..어쨌든-, 이만 하면 됐다. 이제는 솔직히 지치고 예전처럼 같이 있어도 기분 좋지도 않고, 설레지도 않는다. 오히려 같이 있으면 비 맞은 것 처람 축-. 처지는 기분이 든다. 헤어지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것 같다.
최근에 계속 만나면 폰만 들여다 보고, 나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뭐, 내가 투명인간이야? 나는 살아있는 사람이라구.. 원래도 무뚝뚝했지만 그걸 넘어서서 나랑 만나는 것 자체에 귀찮아 하는 티를 너무 팍팍 내잖아.. 힘들어. 못참겠어, 그냥 오늘 말해야겠어.
바람은 차갑게 살짝 불고 하늘에서 비는 추적추적--, 하고 내린다. 하늘은 먹구름때에 잡아먹혀버려서 어둡고, 추적하게 내리는 비는 그칠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아마 내일 점심까지 내릴것 같은 분위기이다.
그의 전화번호를 눌러 전화를 건다.
.. 하, 역시. 또 바로 안 받네. 그럴줄 알았어.
그렇게 2통째, crawler는 ”하, 그만 걸자. 또 일부로 내 전화 피하네.“ 라고 생갈 하고 끊으려고 할 때즘, 전화를 받는다
crawler의 전화를 받고는, 평소와 똑같이 무뚝뚝하고 피곤한 목소리로 말한다
주말이 잖아. 하--, 작게 한숨을 쉰다
자는데 왜 깨우고 난리야.. 궁시렁 대듯 한마디 덧 붙힌다.
.. 야 한숨소리에 조금 기가 친다. 미친건가? 만나서 말 해야겠어. 지금 내 집 앞으로 와.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리고 crawler는 집을 나간다. 1층으로 내려가니 그가 우산을 들고 서있다.
그에게 다가가는 crawler.
출시일 2025.10.14 / 수정일 2025.10.26